비워진 자리는 새로운 물결을 부른다. 거포 김재환이 떠난 프로야구 두산의 당면과제는 좌타 라인 재편성이다.
줄어든 무게감이 큰 고민거리다. 지난 2025시즌 왼손 타자가 기록한 52개의 홈런 가운데 29개, 즉 절반 이상을 책임졌던 두 축과 이별했기 때문이다. 김재환(13홈런)은 재계약이 무산된 뒤 SSG로 향했고, 제이크 케이브(16홈런)는 두산이 다른 외국인 타자를 선택하면서 내년 동행이 무산됐다.
두산은 현재 새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이목이 쏠리는 건 역시 타자다. 빅리그 통산 11홈런을 친 우타 외야수 다즈 카메론이 유력 후보다. 직전 시즌 트리플A에서 18개의 아치를 작성한 바 있다.
우타 라인이 콘택트형부터 파워형까지 골고루 갖춘 데 비해, 좌타는 쌍기둥 이탈로 균형이 무너진 상황이다. 내부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새롭게 합류한 이진영 총괄 타격코치의 어깨가 무겁다.
두산이 오랫동안 부활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화수분’ 육성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이름은 안재석이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유망주로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후반기 복귀했다. 직전 시즌 35경기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타율 0.319)을 선보였다. 스몰 샘플이지만 장타율 0.541을 마크, 통산 장타율(0.363)을 크게 웃돌았다.
두산이 유격수 박찬호를 영입하면서 안재석의 2026시즌 주무대는 3루로 옮겨질 전망이다. 수비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장타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터. 벌크업을 거치며 본연의 스윙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사실상 내년 팀 좌타 라인의 핵심을 맡아야 할 선수다.
파워만 놓고 보면 외야수 김동준을 빼놓을 수 없다. 일찌감치 ‘포스트 김재환’으로 기대를 모았다. 193㎝, 100㎏ 체격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올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8홈런을 기록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다만 선구안 문제를 극복하는 게 급선무다. 시즌 중 1군에 올라와 변화구 대응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100타석 동안 볼넷 5개와 삼진 30개, 헛스윙률 23.1%에 그친 게 방증이다.
‘미완의 대기’ 홍성호도 번호표를 뽑았다. 1군에 걸맞은 선수라는 걸 보여줘야 할 위치다. 1997년생인 그는 프로 데뷔 11년 차를 앞뒀다. 2군에선 이미 많은 걸 보여줬다. 2년 전 타격 3관왕(북부리그 타율·홈런·타점), 올해는 홈런과 타점 정상에 올랐다.
홍성호는 지난 시즌 후반기 막바지 콜업 후 손가락 부상 불운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중요한 건 9경기서 타율 0.346을 기록, 다가올 새 시즌의 예고편을 그렸다는 점이다. 선수 본인도 남다른 각오다. 지난달 24일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지금까지 퓨처스리그서만 상을 받았었다. 내년엔 1군에서 받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