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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좌우하는 '두경부암'…흡연·음주·HPV가 발병 주범

입력 : 2024-07-25 18:58:45 수정 : 2024-07-25 18: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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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강암·부비동암, 코 막힘·코피
구강암은 입속 궤양·변색·통증
인두암, 목 안쪽 통증·목 멍울
후두암, 쉰 목소리·침샘 붓기
지속 시 검진…조기 발견 관건
부위 별 항암방사선·수술 치료

매년 7월 27일은 ‘세계 두경부암의 날’이다. 주로 머리와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먹고, 숨 쉬고, 말하는 것은 물론 심미적 기능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부위다. 그만큼 적극적인 기능 보존과 재건이 중요하다. 완치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세심한 치료가 필요한 두경부암. 정은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사진)의 도움말로 발생 부위별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두경부암이란.

“두경부암은 뇌·눈을 제외하고 뇌기저부부터 종격동(흉곽 안의 빈 공간)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암을 통칭한다. 구강암(입), 비강암 및 부비동암(코), 인두암, 후두암, 갑상선암, 침샘암 등이 있다. 최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을 제외한 두경부암은 전체 암 발생의 2.2%를, 갑상선암을 포함하면 약 15%를 차지한다.”

-두경부암의 발생원인 및 위험인자는.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흡연자는 특히 후두암의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7~2배 높다. 이는 다른 부위 두경부암 발생에도 강한 영향을 미친다. 음주까지 병행하면 점막세포 돌연변이를 유발해 두경부암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알려졌다. 이밖에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와 구인두암, 스타인-바 바이러스(EBV)와 비인두암이 관련돼 있다.”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두경부암은 1~2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80~90%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진단은 이비인후과적 내시경 검사, 경부 촉진검사 및 영상검사를 기본으로 시행한다. 경부CT 및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경부 림프절 전이 여부를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다. 이미 진행된 두경부암의 경우 치료에 들어가기 전 PET-CT 검사를 추가해 간·폐·뼈 등으로 원격전이 여부를 판단한다.

병변이 발견된 경우 외래에서 바로 조직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목 안쪽 깊숙이 위치한 후두암이나 하인두암처럼 조직을 즉시 떼어내기 어려운 부위는 전신마취가 필요할 수 있다.”

-두경부암의 주요 증상은.

“두경부암 증상은 암의 발생 부위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우선 비강암·부비동암 등 코 부위의 암은 코 막힘이 흔히 발생하며, 한쪽 코에서만 지속적인 코피가 나기도 한다.

구강암은 구내염과 비슷하지만 회복되지 않는 입속 궤양이 생긴다. 이와 함께 백색 또는 적색의 변색, 통증, 귀 밑 또는 목 윗부분의 혹이 생긴다.

인두암의 경우 초기에는 지속적으로 목 안쪽 통증과 이물감이 느껴진다. 진행될수록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생기거나 목에서 멍울이 잡힌다. 비인두암은 한쪽 귀의 충만감이나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다.

후두암은 목소리가 쉬고, 종양이 진행되면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침샘암에 노출되면 귀밑, 턱밑, 혀밑 등 침샘 부위가 붓고 목 주변에 구슬같은 혹이 만져진다. 종양이 진행되면 얼굴신경을 침범해 안면마비를 동반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특별한 증상은 없다. 일부 통증, 쉰 목소리, 삼킴곤란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는 있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두경부암은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과 관련된 부위에 발생하므로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원발 부위 위치, 병기, 수술 시 예상되는 기능소실, 비수술적 치료(항암방사선치료 등)에 예상되는 반응성 등을 고려하는 게 우선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진료과의 다학제 논의를 거쳐 치료 계획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수술 또는 방사선 단독치료, 진행된 병기에서는 수술과 항암방사선 병합치료가 시행된다.

우선 비강암·부비동암은 수술 치료가 기본이다. 최근 코 기능을 보존할 수 있도록 내시경 수술을 선호하는 추세다. 입천장·얼굴뼈를 제거해야할 경우 팔·다리·어깨 등에서 자가 조직을 이식해 본래의 기능과 모양을 복원하는 재건술을 병행한다.

구강암 진단을 받은 경우 초기에는 수술 부위가 적다. 종양이 진행될수록 제거 부위가 넓어져 재건술이 필요하고, 먹는 기능을 회복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비인두암은 항암방사선치료 반응성이 좋은 편이다. 해부학적으로 뇌와 눈에 가깝고 깊어서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HPV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 구인두암도 항암방사선치료에 매우 잘 반응한다. 항암방사선치료에 실패하면 구제 수술을 실시하는데, 합병증을 줄이고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가능한 턱뼈를 가르지 않고 목을 통해 수술한다.

후두암도 초기 수술 혹은 방사선 단독치료를 진행한다. 진행된 경우 후두 보존을 위해 항암방사선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재발한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시 후두를 보존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후두를 모두 제거하는 후두전적출술을 시행하며 이 경우 발성이 가능하도록 인공성대를 삽입한다.

침샘암은 우선적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종양이 안면신경을 광범위하게 침범하면 수술 후 심각한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이를 최소화하고 안면 기능을 복원하는 수술이 발달해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

온순한 암으로 알려진 갑상선암은 기도 및 식도,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이나 근육을 침범할 경우 공격적인 암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수술로 종양과 함께 침범된 기관지나 식도를 제거하고 적절한 재건술을 실시한다.”

-환자들에게 제언해달라.

“모든 암이 그렇듯 두경부암도 예방이 최선이고, 조기 진단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 금주, 금연하시길 권고드린다. 호전되지 않는 목의 혹이나 통증, 목소리 변화, 입안 궤양·출혈, 한쪽 코막힘·출혈 등 두경부암 의심 증상이 지속된다면 내원해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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