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가 20~40대 젊은 층 환자
다리 꼬고 앉기·과격한 운동
과도한 음주 등이 발병 원인
통증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 필요
평소 과음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생활하는 경우 젊은 나이라도 고관절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고관절 질환은 흔히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 환자가 증가세다. 젊은층은 잘못된 생활습관과 자세, 비만, 외상 등으로 인해 뼈에 변형이 생겨 고관절염에 노출될 수 있다. 잦은 음주 때문에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겪기도 한다.
이동녕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의 도움말로 젊은층도 조심해야 할 고관절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젊은층도 ‘퇴행성 고관절염’ 우려
고관절은 몸통과 다리를 연결하고 몸을 움직일 때마다 체중을 지탱하고 걷고 뛰는 운동을 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관절이다. 운동 범위가 넓고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퇴행성 변화도 빠르게 일어나는 부위다.
다만 이상이 생기더라도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가벼운 통증으로 여겨 넘기기 쉽다. 그러나 관절에 지속적인 충격이 가해질 경우 골절이 되거나 뼈끝이 자라면서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통증을 받을 수 있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닳아 염증이 생기고 통증, 변형, 부종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퇴행성이라는 표현 때문에 노년층에서만 생긴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선천적 또는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전 연령층이 주의해야 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행성 고관절염 환자 수는 9만3079명으로 이 중 약 17%인 1만5987명이 20~40대의 젊은 층 환자로 나타났다. 같은 해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환자 3만175명 중 973명은 20~40대 환자였다.
이는 ▲다리를 자주 꼬고 앉거나 짝다리를 짚는 등 잘못된 자세를 습관처럼 반복하는 경우 ▲체중이 급격히 증가해 고관절의 압력이 높아져 무리가 온 경우 ▲평상시 과격한 운동 등에 나서는 경우 퇴행성 고관절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원장은 “젊은 환자들은 사고와 충돌과 같은 외부 자극과 운동으로 외상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성에서의 발병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음주 잦으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도 주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도 젊은 층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이다. 대퇴골 위쪽 끝부분의 둥근 공 모양인 대퇴골두는 골반뼈와 함께 고관절을 이루고 있는데, 대퇴골두로 향하는 혈관들이 막혀 영양분,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괴사되어 통증을 유발한다.
이 원장에 따르면 과도한 음주와 스테로이드 복용 등이 괴사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그는 “음주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켜 혈액이 쉽게 응고되게 만들어 미세 혈관들을 막아 괴사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유의 음주문화를 갖고 있는 한국인의 경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발병확률이 서양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심평원에 따르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도 30~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3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대퇴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 등의 외상, 신장질환과 간질환, 잠수병도 원인으로 꼽는다.
이동녕 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경우 급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금방 광범위한 손상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라며 “괴사가 진행된 6개월 만에, 빠르면 급성으로 4주 만에 심하게 진행되어 고관절 뼈가 주저앉는 환자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관절이 아픈 경우 통증 부위가 모호해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이 원장은 이를 구분하려면 허리보다 허벅지 안쪽 통증 유무와 양반다리 시 불편함 등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가령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주요 증상은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 부분의 뻐근한 통증이다.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이유 없이 가랑이와 엉덩이 부분이 아픈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고 다리를 절게 된다면 초기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통증과 함께 절뚝거리며 걷게 되거나 대퇴골 괴사로 관절이 주저 앉아 다리가 조금 짧아지기도 한다. 고관절 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발병 후에는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간의 의심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녕 원장은 “병증 때문에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통증과 손상정도가 심하다면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젊은 층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인한 인공관절수술은 고령층의 수술과 다르게 다리길이의 교정이 필요하고 오랜 시간 인공관절을 사용해야 한다”며 “이럴 때 로봇수술을 활용하면 좀 더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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