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도, 긴장도 되네요.”
‘괴물’ 류현진(한화)이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선다. 22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호주로 떠났다.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가는 것. 류현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캠프 시작부터 함께하는 것은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복귀 시즌이었던 지난해는 2차 캠프부터 합류했다. 류현진은 “너무 오랜만이라 긴장이 좀 되는 것 같다”면서 “어린 친구들도 많고, 무엇보다 (김경문) 감독님과 시즌은 했지만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중 한 명이다. 루키시즌이었던 2006시즌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 및 신인왕, 최우수선수(MVP), 골든글러브를 독식하는 전무후무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2시즌을 끝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향했으나, 지난 시즌 친정팀인 한화로 돌아왔다. 8년 최대 170억원에 사인했다. 역대 최고 대우.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등 낯선 환경 속에서도 두 자릿수 승수(10승)를 거두는 등 진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만족할 순 없다. 또 한 번 가을야구 좌절을 맛봤다. 66승2무76패(승률 0.465)로, 8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류현진은 몇몇 고참급 선수들과 겨울바다에 뛰어들었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앞서 주장 채은성은 개막 미디어데이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하지 못하면 베테랑들과 12월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류현진은 “정말 추웠다”고 회상하며 “올해는 조금 더 고참들이 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더욱 이를 악물었을 터. 자신의 루틴대로 차근차근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류현진은 “지난해엔 거의 실내에서만 던지다가 캠프 합류 후인 2월 말부터 야외에서 던졌다”고 설명하며 “이번엔 처음부터 시간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바로 피칭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은 잘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예년처럼 후배들과 일본 오키나와 미니캠프도 다녀왔다. 작년 신인 황준서도 동행했다. 류현진은 “살이 찌지 않는 몸을 갖고 있더라. 프로라면 한 시즌 완주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되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싶어 같이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올 시즌 한화는 많은 변화를 꾀한다. 새 구장에서 새 BI, 새 유니폼을 입고 뛴다. 겨우내 전력보강에도 힘썼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심우준(4년 최대 50억원), 엄상백(4년 최대 78억원) 등을 품기도 했다. 류현진은 “신구장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기대하는 부분”이라면서 “선발, 유격수, 새 외인 타자들까지 (선수층이) 많이 보강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만족스럽다. 젊은 선수들이 왔기 때문에 그런 쪽에서 좋은 힘이 생길 듯하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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