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원정 … 현지 적응 마쳐
카비르칸·팩터슈발 등과 경쟁
우승 땐 두바이 월드컵 출전권
한국 최고의 경주마 ‘글로벌히트’와 김혜선 기수가 두바이에서 모래바람을 일으킨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글로벌히트(5세, 수, 김준현 마주, 방동석 조교사)는 오는 25일 오전 1시25분(현지시각 24일 오후 8시25분) UAE 두바이 메이단경마장에서 펼쳐지는 ‘2025 알 막툼 챌린지(AL MAKTOUM CHALLENGE G1, 1900m)’ 7경주에 출전한다.
지난 9일 17시간의 비행 끝에 두바이에 도착한 글로벌히트는 약 2주간 현지 적응을 무사히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마사회는 글로벌히트의 두바이 원정과 관련해 항공수송, 현지 수입검역, 수의진료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글로벌히트가 낯선 환경에도 불구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수도 현지에 합류해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부터 현지 조교를 시행하고 있는 김혜선 기수는 글로벌히트의 소울메이트답게 “말이 한시라도 빨리 경주에 나가고 싶어하는 느낌”이라며 “한국 경주로의 모래와는 질감이 조금 달라서 처음엔 어색해했지만 이내 적응했고 실전에서 잘 뛰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글로벌히트가 나서는 이번 경주에는 클랩톤(USA), 팩터슈발(IRE), 카비르칸(USA), 임페리얼엠퍼러(IRE) 등 내노라 하는 유명 경주마들이 출전신청을 마쳤다. 이 중 카비르칸(KABIRKHAN)는 전년도 디펜딩 챔피언으로 해당경주 우승을 발판으로 총상금 1200만달러(한화 약 162억원)가 걸린 두바이월드컵 결승전까지 진출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특히 경매에서 한화기준 2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낮은 가격에 낙찰돼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비교적 열악한 지역에서 활동하다 전세계 경마계가 주목하는 두바이에서 결승전까지 오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올해부터 미국의 브래드 H. 콕스 조교사의 관리를 받으며 ‘USA’의 이름을 달고 이번 경주에 도전한다. 브래드 콕스는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세계적인 경주마 ‘닉스고’의 조교사이기도 하다.
또 다른 경쟁마 팩터슈발(FACTEUR CHEVAL)은 국제레이팅 120으로 출전마 중 최고 레이팅을 자랑한다. 영국의 애스콧, 프랑스의 도빌 및 파리롱샹 경마장 등에서 활약해 온 팩터슈발은 애스콧 경마장에서 펼쳐진 퀸 엘리자베스 스테이크스(G1)에 2023년부터 2년 연속 출전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출전했던 두바이 터프(G1)에서는 일본마인 나무르(NAMUR)와 초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막강한 라이벌이다.
경마계 관계자는 “어느 하나 만만한 경쟁상대가 없다. 실력면에서 글로벌히트가 결코 뒤지지 않지만, 생애 첫 해외원정”이라며 “경험적인 측면을 극복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글로벌히트의 건강상태와 훈련 상황 등을 관찰한 한 관계자는 “다행히 좋은 컨디션과 함께 경주에 대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출발번호 12번으로 바깥쪽 게이트를 배정받아 아쉽지만 초반 스타트만 잘 끊어준다면 승산이 보인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글로벌히트가 이번 경주에서 우승하면 결승전인 두바이 월드컵(G1) 자동출전권을 얻는다. 일정순위 안에 들면 ‘슈퍼 새터데이’로 불리는 준결승전 성격의 경주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마사회는 이번 대회 9개 경주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24일 21시부터 마사회 경마방송 유튜브 채널인 ‘KRBC’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세계적인 명경주마 로맨틱워리어가 출전하는 7경주, 제벨하타와 로렐리버가 출전하는 4경주, 파이버브레이크 스테이크스 등도 라이브로 즐길 수 있다. 이를 위해 마사회는 최초로 두바이 레이싱 클럽 공식방송 제작인 HBA 미디어와의 계약 체결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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