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전부터 운동 유지 했다면
심근경색 20%·심부전 16% ↓
진단 후 시작해도 예방에 효과”
암 진단 후 몸과 마음이 힘들게 느껴져도 열심히 운동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암환자가 규칙적인 운동을 유지하거나 시작하면 심장질환 위험이 줄어든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암을 치료할 때 쓰는 약물이나 방사선 등은 심장에 부담을 주는 측면이 있다. 더욱이 암을 일으키는 염증은 심장질환의 발병 원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암환자는 심장질환을 주의할 필요가 있는데, 운동이 이를 상쇄시킨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암환자삶의질연구소 신동욱 교수 연구팀(1저자 펜실베니아대학 정원영 박사·암치유센터 조인영 교수·공동 교신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은 암 진단 후 운동을 이어가면 심근경색과 심부전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0~2016년 사이 암을 진단받은 환자 26만 9943명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 이들을 ▲암 진단 전후 규칙적으로 운동한 집단(2만7186명) ▲운동을 시작한 집단(4만4852명) ▲운동을 중단한 집단(3만649명) ▲암 진단 전후 모두 운동하지 않은 집단(16만7256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규칙적인 운동의 기준은 ▲주 3회 20분 이상의 고강도로 시행하거나 ▲주 5회 30분 이상 중강도 운동에 나선 경우로 삼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을 진단받고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62%로 가장 많았다. 암 진단 후 되려 운동을 그만 둔 사람도 11.4%나 됐다. 10명 중 7명꼴로 암 진단 후 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암 진단 이전, 이후 모두 운동하지 않은 사람을 기준으로 연구팀은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심장질환인 심근경색과 심부전, 심방세동의 위험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규칙적인 운동을 암 진단 전후 모두 유지한 경우 심근경색 위험이 20%, 심부전 위험이 16% 줄었다. 또 암 진단 전에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진단 후 운동을 새로 시작한 경우 심근경색 위험이 11%, 심부전 위험이 13% 낮아졌다.
암 진단 후 운동을 중단했더라도 이전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경우에는 심근경색 위험이 20%, 심부전 위험이 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운동을 열심히 한 결과가 암 치료 중 잠시 중단했음에도 심장질환 예방 효과를 보인 셈이다.
정원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규칙적인 운동이 암생존자에게 심장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암 진단 이후라도 운동을 시작하는 게 심장질환 위험을 줄이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관리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교수는 “치료 전후로 규칙적으로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는 환자는 10%에 불과하다”며 “많은 암환자들이 체력 및 신체기능 저하, 암 치료 후의 스트레스, 적절한 운동 방법과 양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동은 암 치료 전부터, 암 치료 중, 암 치료 후까지 계속되어야 한다”며 “이를 가이드 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심장학회 ‘심장종양학(JACC: Cardio-Oncology?IF=13.6)’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