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훌쩍 넘긴 이른바 ‘시니어 스타’들이 대중문화계에서 여전히 막강한 인기와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전성기급 기량을 발휘하는 원로 스타들의 활약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전 국민에게도 감동을 안긴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구정 설날을 맞아 전성시대를 이어가고 있는 시니어스타를 조명했다.
배우 이순재(90)는 지난 11일 열린 ‘2024 KBS 연기대상’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을 받았다. 드라마 ‘개소리‘에서 이순재는 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원로 배우를 연기했다. 이순재를 비롯한 원로 배우들의 열연이 큰 호평을 받았다. 대상 트로피를 손에 쥔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고 감격했다. 주요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아왔던 이순재는 “(미국 아카데미는) 60세 먹어도 잘하면 상을 준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오늘의 결과가 온 것 같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KBS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이순재는 개인으로서도 1970년 TBC 연기대상 후 처음으로 받는 연기 부문 최고상이다. 대상을 받고 감격을 숨기지 못했던 이유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연기활동을 시작한 이순재는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허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까지도 ‘리어왕’, ‘갈매기’ 등 연극 무대에서 맹활약 중이다.
1968년 데뷔한 ‘가왕’ 조용필(75)도 지난해 11월 정규 20집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열며 57년 동안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 20집 금자탑을 쌓아 올린 조용필은 웬만한 아이돌 스타도 채우기 어려운 서울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무려 4회차 공연을 진행해 3만4000명의 관객과 마주했다. 게스트 없이 2시간 넘게 홀로 무대를 소화하는 조용필의 무대에 객석에선 연신 감탄이 터져 나왔다. 조용필 또한 박수갈채를 보내는 관객에게 “내 나이 때 (이렇게) 할 수 있겠어요?”라고 말을 건네며 웃었다.
조용필은 여전히 젊은 감각과 노련한 음악성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수다.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가수로서 노래하는 것과 음악을 좋아해야 하고, 다양한 장르를 듣고 계속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창법이라든지 음성 내는 연습법 등을 굉장히 많이 연구하고 있고, 그런 과정이 재미있다”고 밝혔다.
데뷔 59년 차인 윤여정(78)은 2021년 영화 ‘미나리’를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시상식을 휩쓸며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애플TV+ ‘파친코’ 시리즈에 선자 역으로 출연하는 등 글로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각종 시상식에서 선보인 유창한 영어 실력도 활발한 글로벌 활동에 한몫했다.
차기작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윤여정은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2에 합류해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등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성난 사람들은 지난해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미니 시리즈·TV영화 부문에서 작품·감독·남녀주연상 등 8관왕에 오르는 등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사로잡은 작품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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