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룡봉추(伏龍鳳雛), 엎드린 용과 봉황의 새끼라는 뜻이다. 주로 ‘미완의 대기’를 일컫는 표현으로 쓰인다.
새해는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겨울잠에서 깬 프로야구도 일제히 스프링캠프를 떠나며 기지개를 켰다. 10개 구단을 대표하는 기대주들은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봄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제패한 프로 3년 차 내야수 김도영(KIA)의 대성공은 잠재력을 아직 만개하지 못한 타자들에게 큰 자극으로 남았다.
아직 완전히 빛을 발하지 않았기에 잠재력을 향한 기대가 더욱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야 각 구단에는 천군만마가 따로 없다. 2025시즌, 이들이 그간 자신을 가뒀던 꼬리표를 떼어내고, 마침내 비상을 일궈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퓨처스리그의 지배자
퓨처스리그(2군)를 폭격한 선수들을 빼놓을 수가 없다. 올해로 6년 차를 맞이한 외야수 임종찬(한화)이 대표적이다. 1군 무대에서는 거듭 아쉬운 성과다. 통산 138경기 출전, 타율 0.183(349타수 64안타)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군 24경기서 타율 0.158(57타수 9안타)에 머물렀다. 하지만 2군 무대는 좁다. 2024시즌 8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278타수 79안타) 13홈런 82타점 8도루를 기록, OPS(출루율+장타율)는 0.890을 마크했다. 강한 어깨도 정평이 났을 정도다. 이제는 1군에 적합한 타격 역량을 입증하는 게 당면과제다.
이 밖에도 2군 무대에서 맹활약한 핫코너 내야수 이창용(삼성)과 한재환(NC) 등이 주목할 만한 이름이다. 지난해 각각 12홈런·OPS 0.861, 15홈런·OPS 0.780 활약을 남겼다.
특히 이창용은 앞선 여름 미국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 리그 38경기에서 8홈런, OPS 0.861을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다만, 선구안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지난해 2군서 4볼넷·50삼진을 기록했다. 한재환 역시 장타 능력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망주다. 그는 지난해 8월30일 고양(키움 퓨처스팀) 상대로 괴력의 4연타석 홈런을 뽐낸 바 있다.
◆1군 경험치를 발판 삼아
내야수 윤도현(KIA)은 지난해 옆구리와 손가락 부상에 시달리는 악재를 겪었다. 그럼에도 막바지 1군에 콜업, 6경기서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1홈런 1도루를 기록했다. 그의 천재성은 입단 동기인 김도영도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다. 이번 미국 어바인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된 상황, 이를 통해 한층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1군에서 두각을 드러낸 포수 김건희(키움·83경기 9홈런), 내야수 고명준(SSG·106경기 11홈런)도 올봄 소속팀의 1군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지난해 활약도 물론 좋았지만,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여기서 또 한 번 우상향을 그리면서 쐐기를 더할 필요가 있다.
7년 차를 마주한 외야수 김대한(두산) 역시 1군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교 시절 투타를 넘나드는 활약에 ‘휘문고 오타니’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201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1군 통산 164경기 타율 0.184(267타수 49안타) 6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많은 이가 여전히 그의 잠재력을 두고 기대를 놓지 못한다. 늦은 건 결코 아니지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때다.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예비역 병장들의 활약 여부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재빠르게 군복무를 마친 2003년생 외야수 조세진(롯데)은 1군 무대 연착륙을 노린다. 판은 이미 깔려있다.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서 김민석, 추재현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등 외야 자원 정리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상무(국군체육부대)서 제대한 조세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복무를 마친 뒤 첫 스프링캠프에 나서는 만능 유틸리티 이영빈(LG)과 내야수 권동진(KT) 역시 유망주 꼬리표를 떼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직전 시즌 후반기부터 팀에 합류했지만,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올 시즌 달라질 모습을 기대케 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