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컵 그룹대항전에서 젠지가 ‘장로 그룹 수장’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피어리스 드래프트, 아티칸 등 새로운 요소들이 도입된 첫 대회는 신선한 재미로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20일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의 한국 프로 리그를 주최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 위치한 LCK 아레나에서 ‘2025 LCK컵’ 개막 주차 경기가 열렸다.
◆장로 그룹의 ‘쌍두마차’ 맹활약
그룹대항전으로 진행되는 LCK컵 초반부 경기에서는 장로 그룹이 7승3패를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바론 그룹은 한화생명e스포츠, T1, DN 프릭스, BNK 피어엑스, OK저축은행 브리온으로 구성됐으며 장로 그룹은 젠지, 디플러스 기아, KT 롤스터, DRX, 농심 레드포스로 이뤄졌다.
1주 차에서 장로 그룹의 선전을 이끌어낸 팀은 젠지와 디플러스 기아다. 선택 순위가 같은 팀끼리 맞대결을 펼치는 과정에서 젠지와 디플러스 기아는 바론 그룹의 1, 2순위인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을 격파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16일 T1을 상대한 디플러스 기아는 1세트 초반부터 몰아치면서 23분 만에 T1을 제압했다. 3세트에서는 팽팽하게 대치하던 상황에서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의 징크스가 T1 ‘페이커’ 이상혁의 아지르의 궁극기를 환상적으로 피한 뒤 역공을 성공시키면서 세트 스코어 2대1로 승리했다.
젠지는 17일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맞대결에서 52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1세트에서 특유의 운영 능력을 앞세워 승리한 젠지는 2세트에서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의 징크스가 무려 13킬을 따낸 덕분에 23분 만에 킬 스코어 27대8로 승리했다.
젠지와 디플러스 기아는 두 번째 경기에서도 BNK 피어엑스와 DN 프릭스를 상대로 2대0 완승했고, 장로 그룹이 바론 그룹을 상대로 7승3패를 기록하며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피어리스 드래프트 ‘긍정적’
LCK컵은 LCK 역사상 처음으로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진행된다. 이전 세트에 사용한 챔피언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강제함으로써 다양한 챔피언을 사용하는 밴픽 방식이다.
피어리스 드래프트에 대한 10개 팀의 반응은 “준비하는 과정이 까다롭긴 하지만 팬들에게 다양한 조합의 경기를 보여줄 수 있기에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디플러스 기아의 사령탑인 ‘벵기’ 배성웅은 “1, 2세트에서 핵심적인 챔피언들이 선택되다 보니 곧바로 다음 세트를 준비할 때 챔피언들의 티어를 새롭게 정립해야 하기에 준비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다”며 “3세트까지는 예상된 범주 안에서 상대 챔피언이 조합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벗어나는 경우가 나왔다. 만약 5세트까지 가면 더 머리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또한 “게임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전략은 물론, 다음 세트의 밴픽을 순발력 있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아타칸 신규 오브젝트 추가
이번 LCK컵은 녹서스 테마로 진행되면서 아타칸이라는 신규 오브젝트가 추가됐다. 20분에 등장하는 아타칸은 탐식과 파멸로 나뉘는데, 14분 이전에 교전이 많이 나오면 파멸의 아타칸, 교전이 별로 발생하지 않으면 탐식의 아타칸이 등장한다. 파멸의 아타칸을 사냥한 팀에게는 모든 에픽 몬스터의 보상을 25% 증가시켜 주는 버프가 주어지고 탐식의 아타칸을 사냥할 경우 팀 전원에게 150초 동안 사망 시 부활/챔피언 처치 시 추가 40골드를 제공한다.
LCK컵 1주 차에서 진행된 24개의 세트 가운데 아타칸을 사냥하지 않고 끝난 디플러스 기아와 T1의 1세트를 제외한 23개의 세트에서 탐식의 아타칸이 등장했다. 23개의 세트 중 아타칸을 사냥한 팀들이 승리한 경우는 18세트였으며 승률은 78.2%로 상당히 높았다.
아타칸이 갖고 있는 효과를 제대로 활용할 경우 승기를 잡은 팀이 굳히기에 들어가기 좋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2주 차부터 아타칸을 둘러싼 팀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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