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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계속’ 산다] 1인 가구 ‘1000만’ 시대…귀성은 사치, 달라진 명절 풍경

입력 : 2025-01-20 18:00:00 수정 : 2025-01-20 17: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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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둔 20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농수산물 도매시장 과일동을 찾은 시민들이 선물·제수용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인 가구가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명절을 혼자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청년과 중년층까지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이라는 신조어를 받아들인다. 이들은 여러 이유로 명절에 귀성 대신 홀로 여가를 즐기거나 아르바이트와 같은 일거리를 찾아나선다.

 

명절에는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러 가는 게 전통적인 사회 풍경이었지만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덮쳐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졌다. 무엇보다 1인 가구 자체가 급증했다. 핵가족화와 비혼주의 확산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졌고 이혼과 직업에 대한 인식도 바뀌면서 ‘돌싱(돌아온 싱글)’, ‘기러기’ 등 혼자 사는 삶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가운데 배우자를 잃고 혼자 사는 노인도 늘어났다.

 

2023년 1인 가구는 782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 가구 비중은 2019년 처음 30%를 넘어선 데 이어 매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실제 살고 있지 않더라도 집계되는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2025년 8월)에서는 1인 가구가 1000만 세대를 넘겼다.

 

◆1인 가구에 경제불황…달라진 명절 문화 

 

이런 시대에 명절을 혼자 보내는 일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혼명족들이 연휴를 보내는 방식은 다양하다. 지난해 추석의 경우, 당시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 20~40대 성인남녀 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 계획을 묻는 설문에서 응답자의 48.2%만이 고향이나 부모님 댁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꿔말하면 절반 이상은 명절에 고향을 찾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집콕 휴식’(30.2%)과 ‘자격증 또는 취업 준비’(28.4%)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 관계자는 “추석은 전통적으로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명절이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2040세대는 개인의 삶과 목표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가족 간섭이나 경제적인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명절 연휴를 이용해 쉼 대신 아르바이트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경제 불황을 짐작케 한다. 알바천국이 지난 15일 전국 아르바이트생 5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 연휴 계획이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66.5%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답했다. 또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개인회원 270명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54.4%)이 ‘단기 용돈 벌이’를 목적으로 설 연휴 일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얼어붙은 취업 시장, 가족들의 ‘명절 잔소리’를 피하고자 고향 대신 차라리 일거리를 찾고 있는 셈이다.

 

◆명절선물도 변화한다 

 

달라진 사회 분위기 속에 산업계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가전, 가구, 부동산, 식품 등 전방위적으로 1인 가구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들을 출시 중이다. 명절을 맞아 식품·외식 업계는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낮춘 소포장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업계 역시 새 소비층으로 1인 가구를 조준하고 ‘명설 도시락’ 등 이들을 겨냥한 이색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주류 업계도 ‘혼술’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소용량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이커머스 업계는 이미 이번 설 기획전 키워드로 ‘가성비’, ‘알뜰’, ‘실속’을 앞세워 설 선물 세트를 대폭 간소화해 세일몰이 중이다. 

 

문제는 이런 타깃층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곳은 규모가 있는 대기업 정도다. 급격하게 바뀌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은 ‘솔로코미’의 흐름에 적응하기 힘들고 시간이 흐를수록 도태될 수밖에 없다. 기업간 양극화는 내수 소비 침체로 귀결돼 경기 전반에 악영항을 준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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