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만 간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홈 경기 개최를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1 2위를 차지한 강원은 ACLE 출전을 확정했다. 본선 직행 여부는 미정이나 강원은 일찌감치 대비에 나섰다. 강릉에서 ACLE 홈경기를 개최하려고 했다. 그러나 AFC의 규정상 개최 불가 판정으로 무산됐다. ▲국제공항의 거리 반경 200km 이내 ▲이동 거리 150분 이하 ▲하루 최소 4편의 비행기를 이용하는 공항 등의 규정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강원은 또 다른 홈경기장인 춘천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올해 하반기에 춘천송암스포츠타운 보수 공사 등의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홈경기 시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8000만원의 분담금 역시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양 측의 첫 회의가 열려 의견을 주고받았다. 다음 날인 17일 김병지 강원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구단의 입장을 밝혔다. 경기 개최에 대한 춘천시의 확실한 의사 표명 요청과 함께 다음 시즌 K리그1 홈경기 춘천 개최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즉각 반발했다. 춘천시는 “지난달 28일 강원 구단으로부터 개최 의사를 회신해달라는 A4 한 장 분량의 문서를 받았다”면서 “세부 계획이나 개최 제안서 없이 이달 2일까지 회신을 요청한 것은 성급하고 일방적인 요청이었다”고 밝혔다.
강원이 다시 반박에 나섰다. 18일 “개최 의사가 있다면 시에서 말하는 'A4 한 장 분량의 문서'가 문제가 될지 의문”이라면서 “아무 의견도 묻지 않고 개최 불가 공문을 보낸 것은 시다. 시가 말하는 그 어떤 이유가 구단의 역사상 첫 ACL 홈경기를 하지 않을 이유보다 더 중요한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ACL 개최 불가에서 협의로 입장을 바꾼 것은 춘천시”라며 “구단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춘천시에서 지불하는 것이 불가하다면 개최 분담금까지 감당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는 입장을 내놨다.
개최지 신청 서류는 다음 달 2일까지 주최 측에 전달해야 한다. 강원은 “구단은 강원도 내에서 개최돼야 한다고 여기고 항상 성의 있게 협의에 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춘천시에서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임할 것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짚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