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번복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프로농구 LG 포워드 정인덕은 감동 드라마의 주연이다. 2016년 남자프로농구(KBL) 신인 드래프트서 2라운드 6순위로 LG의 부름을 받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 조연 자리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2018년 은퇴를 선언하며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강원도에서 군 복무를 했다. 평생을 함께한 농구공, 코트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2021년 LG의 연습생 신분으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인덕의 꾸준함과 번뜩이는 눈빛을 조상현 LG 감독이 캐치했다. 조 감독은 부임 첫 시즌부터 적극적으로 정인덕을 기용했다. 주전은 아니었으나 식스맨으로 기용하며 정인덕에게 빛을 선물했다. 정인덕 역시 응답했다. 궂은일부터 수비는 물론 올 시즌엔 3점슛에도 자신감을 보이며 도약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54경기를 모두 뛰었다. 정인덕이 프로에서 정규 경기를 모두 소화한 건 처음이다. LG에서 없어선 안 될 주전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중이다.

수장의 믿음, 봄농구에서도 보답했다. 정인덕은 26일 창원체육관에서 끝난 2024~202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현대모비스와의 4강 2차전에서 28분56초 동안 9점을 기록했다. LG는 84-75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에서 2-0 우위를 챙겼다. 1승만 챙기면 조 감독 부임 후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 염원을 이뤄낸다.
수치 그 이상의 활약이다. 정인덕은 58-50으로 앞선 3쿼터 종료 3분여 전 연속으로 3점슛 2방을 꽂았다. 쐐기 득점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치명상을 입었다. 정인덕의 득점 후 단 한 번도 승부를 뒤집지 못한 채 끌려갔다. 결국 정인덕은 아셈 마레이(24점 18리바운드), 칼 타마요(22점 5리바운드), 양준석(10점 9어시스트), 유기상(12점) 등 동료들의 활약과 함께 LG의 2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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