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걷는 듯하다. 지난달 중순부터 최하위로 추락한 프로축구 수원FC가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닥친 부상 악재에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이마를 짚는다.
프로축구 K리그1의 수원FC는 28일 현재 승점 7(1승4무5패)로 순위표 최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19일 김천 상무(3-2)를 잡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지만, 내리 2연패에 빠지며 반등에 실패했다. 안방 무패 기록도 깨졌다. 최하위임에도 홈에서 4경기 무패(1승3무)였다. 그러나 지난 26일 전북 현대에 1-2로 패하면서 홈 첫 패배와 함께 분위기까지 침체됐다.
비보까지 전해졌다. 지동원이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이용과 윤빛가람이 쓰러졌다. 이용은 종아리, 윤빛가람은 무릎 부상을 입었다. 이용은 지난 19일 안양전 경기 도중 종아리를 잡고 쓰러져 교체됐고, 윤빛가람은 훈련 중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김 감독은 “이용이 종아리를 다쳐 3주 정도 결장해야 한다. 윤빛가람도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 장기 결장으로 이어질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베테랑의 공백은 컸다. 팀의 주장이자 수비의 중심인 이용과 중원에서 경기 조율을 책임진 윤빛가람이 빠지니 공수가 동시에 흔들린다. 실제로 전북전에서 수원FC는 후반 막판까지 1-1로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수원FC 수비진은 후반 추가시간 5분 전북에서 최다 득점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진우를 놓쳤다. 결국 쐐기골을 허용해 1-2로 패배했다.
가뜩이나 컸던 수비 고민은 배가 됐다. 수원FC는 올 시즌 14실점으로 최다 실점 리그 2위다. 경기당 1.4골을 허용하고 있는 셈이다. 클린시트 기억도 흐릿해져만 간다. 지난달 초 FC서울전(0-0)이 마지막이다. 김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남아있다. 최대한 만들어서 쓰겠다.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공격도 답답하기 마찬가지다. 10경기 8골로 최저 득점 역시 리그 2위다. 경기당 한 골(0.8)도 못 넣는 셈이다. 우선 공격 메이드 능력 자체가 떨어진다. 평균 슈팅 수가 10.3개로 9위다. 마무리도 아쉽다.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은 2.9개다. 적은 슈팅 가운데 겨우 3분의 1 정도만 위협적이라는 의미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싸박, 루안, 오프키르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뛰고 있다. 이중 리그에서 1골 이상 기록한 선수는 싸박(3골)이 유일하다. 김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에게 분발을 요구한다. 그는 “세 선수가 공격의 핵으로 팀을 이끌어가고 있는데, 득점이 더 나와야 한다. 우리가 먼저 멀티 득점을 하면 결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선수들이 뒤에서 열심히 받치고 있다. 더 분발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포기하긴 이르다. 베테랑 두 명의 이탈로 전력이 더 약화된 건 사실이지만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침체된 분위기를 빠르게 털어내야 한다. 이어질 2경기가 중요하다. 수원FC는 9위 강원FC, 11위 대구FC와 차례로 맞붙는다. 두 팀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이후엔 더 강력한 상대들이 기다리고 있다. 최소한 다가올 2경기에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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