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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언슬전’ 이봉련 “고윤정 마지막 촬영 오열, 저도 눈물 꾹 참았죠”

입력 : 2025-05-24 16:45:00 수정 : 2025-05-24 16: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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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슬전' 오이영 참스승 서정원 교수 역
"99즈와 의대 동기 설정, 처음엔 몰라"
"고윤정에 "정 들었구나" 생각, 기사 늘 클릭"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종영 후 배우 이봉련은 스포츠월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AM엔터테인먼트

 

이봉련은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로 시작해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연기자다. 영화 ‘택시운전사’, ‘버닝’, ‘암수살인’ 등에서는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tvN ‘갯마을 차차차’, ‘일타스캔들’ 등에서는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는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교수 서정민 역을 맡아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서정민은 레지던트들에게 가장 닮고 싶은 롤모델이자 마주치고 싶지 않은 마귀할멈 같은 존재로 그려졌다. 극이 진행될수록 서정민은 실수에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칭찬은 확실하게 해주는 ‘참스승’의 면모로 시청자의 지지를 얻었다. 마귀할멈이 아닌, 곁에 두고 싶은 참스승이자 진짜 어른. 이봉련이 만들어낸 서정민을 요약하는 문장이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종영 후 스포츠월드와 만난 이봉련은 “이렇게까지 기대는 못했는데 시청률도 점점 상승해 마지막에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배우들도 다 기뻐하고 있고 저도 개인적으로 가족들도 너무 좋아하고 있고 드라마가 잘 끝나서 기분이 좋지만 아쉽기도 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드라마는 촬영이 끝난 지 약 1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이봉련은 “촬영하면서 방송이 이어지면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게 되는 장점이 있다”며 “1년 가까이 밀렸을 때의 장점은 촬영했을 때를 잊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 입장에서 보게 되는 장점이 있더라. 저도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저렇게 했었구나’ 복기도 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배우들이 찍은 장면은 저도 본 적이 없어서 거의 대부분의 장면을 기대하면서 봤다”며 “일부러 대본도 안 꺼내봤다. ‘그다음에 뭐였지’ 하면서 아껴서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덧붙였다.

 

이봉련은 오디션을 통해 드라마 세계관에 합류했다. 그는 “오디션이 있다고 해서 ‘이건 무조건 참여하겠다’고 했다.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 팬이기도 했다. 오디션을 보고 나서 답을 기다리는 몇 주 동안의 시간이 있었다셨다”며 “뿌듯하고 짜릿했다”고 기뻤던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부터 서정민 역으로 확정해서 오디션에 임한 건 아니었다. 이봉련은 “교수님들이 몇 분 계셨기 때문에 어떤 역할인지 다 열어두셨던 것 같고 저에게는 서정민 역할이 온 것”이라며 “‘99즈’와 의대 동기라는 설정도 처음에는 몰랐다. 대본을 읽고 드라마에 합류하게 되면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99즈 중 정경호와는 여러 작품을 함께 한 사이다. 동기 케미가 자연스러웠던 이유다. 이봉련은 “정경호와는 서너 번째 만나게 됐다. 같이 있을 때 그런 케미가 그래서 생기는 것 같다. ‘일타스캔들’에서는 치열샘(장경호)을 남행선(전도연)이랑 이어주려고 했으니까”라고 웃었다.  

의사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이봉련은 자문 선생님을 통해 공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대 수업에 참관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현장에 있는 의료진의 삶을 누구보다 가까이 경험할 수 있었다. 이봉련은 “‘아기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게 의료진이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서정민 교수가 아기가 태어나면 ‘안녕’이라고 인사를 하는데 저희 자문 선생님이 실제로 항상 하는 행동이다. 아이가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이 간호사나 의사 선생님, 의료진이고 제일 먼저 눈을 맞추고 감촉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의료진이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리고 하루종일 오랫동안 서서 일을 하신다. 눈코 뜰 새 없이 분만을 하시더라. 당 충전 정도만 하고 하루종일 수술을 하시는데 보통 일이 아니다. 항상 압박 스타킹 신고 서 계시는데 수술방은 또 너무 춥다. 저는 일반인이니까 의사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사실을 배우이기 때문에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배우를 안 했으면 공부를 진짜 열심히 해서 의사가 돼 보는 건 어떤 인생이었을까’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제가 공부에는 취미가 없었지만 매력적이고 아주 의미 있는 직업인 것 같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AM엔터테인먼트

 

서정민은 주인공 오이영(고윤정)과는 단순한 상하관계 이상의 사제 관계다. 의욕 없어 보이는 오이영에게 가능성을 발견한 서정민은 엄격하고 냉정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하고 인간적인 피드백을 건네며 신뢰를 형성한다.
 

붙어있던 장면이 많았던 탓에 고윤정은 인터뷰에서 “다른 마지막 촬영에는 눈물이 안 났는데 서정민 교수님 마지막 신에서 눈물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고윤정이 현장에서도 이봉련을 참스승으로 대하며 한껏 신뢰하고 존경했다. 

 

고윤정과의 마지막 촬영이 아직도 기억난다는 이봉련은 “(고윤정과) 배우로서 (관계가) 쌓인 게 있고 배역으로서도 쌓인 게 있었다. 저야 더 언니이기도 하니까 눈물을 흘리진 못했지만 마음 속에서 몽글몽글 하면서 울컥하는 이상한 감정이 생겨났다. 그러다가 고윤정이 먼저 눈물이 터졌다. 저도 남이 울면 따라 울게 돼서 저도 울컥하더라”라고 회상했다.

 

고윤정의 울음에 본인도 눈물이 났지만 꾹 참았다고. 그는 “목 아플 정도로 눈물을 참았다. ‘이놈이랑 정들었구나’ 생각했다. (고윤정이) 오이영과 싱크로율이 높아서 촬영장에선 정말 웬 소년이 하나 돌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되게 털털한 친구인데 애기같이 이렇게 우니까 진짜 막내 동생 같은 느낌이 딱 들더라”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도 쌓이고 뭔지 모를 아쉬운 감정이었다. 설명하기는 힘든 감정이 있었는데 그날 고윤정이 애기처럼 막 울었던 게 기억이 난다. 우니까 더 각별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고윤정 기사가 나오면 늘 클릭을 해서 ‘우리 윤정이 잘 있나’ 한다”고 후배 고윤정에게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스위트홈’ 때는 서로 신에서 만나지 못했다. 아마 만났으면 내가 그 손에 죽었을 것”이라고 웃으며 “비로소 이번 현장에서 만났는데 잘 모르고 어색한 채로 시작했던 관계가 서정민-오이영 관계에 잘 맞았을 것 같다. 왜냐하면 팬심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마음만은 컸다”고 말했다. 

 

마지막 회에선 서정민이 오이영에게 “나 1년 차 때 보는 것 같다”는 최고의 칭찬을 건네기도 한다. 실제로 이봉련과 고윤정의 시작점은 비슷한 지점이 있다. 미술을 전공하던 고윤정은 대학교 잡지 화보를 찍었다가 우연치 않게 배우 제의를 받아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봉련 또한 사진을 전공해 대학원 과정을 밟던 중에 배우를 꿈꾸게 됐다. 

 

사진=AM엔터테인먼트

 

이봉련은 “저는 많이 모자랐다. 그런데 윤정이는 정말 잘한다. 침착하고 잘하고 차분하다. 연기하는 순간 준비가 잘 되어 있어서 저야말로 아직도 좀 헤매지만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지금 20대 중후반에 있는 친구들이 해내는 건 너무 다르다”고 고윤정을 비롯한 후배들을 칭찬했다. 

 

이어 “그들을 보면 저 어렸을 때 생각하게 되긴 하다. 확실히 다르지만 하나의 접점으로 현장에서 딱 만났을 때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부분이 있더라. ‘대단하다. 능력자들이다’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고 말했다.

 

과거 어느 부분에서 모자람을 느꼈는지 묻자 “이 일은 협업이지 않나. 함께한다는 건 연기만 혼자 잘 해낸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모든 곳이 마찬가지지만 같이 하는 것에 대한 시행착오를 겪는 건데 과거에는 그런 게 모자랐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보면 잘 버텨서 지금까지 잘 지내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마지막 방송에서 서정민은 산부인과 신임 교수 임용 과정에서 명은원(김혜인)이 아닌 추민하(안은진)를 선택했다. 명은원이 빌런임에도 최종 2인까지 올려두고 고민하지만 결국 추민하를 택하면서 시청자에게 사이다를 안겼다. 


이봉련은 “어떤 것을 평가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일 때 그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소문만 갖고 교수 임용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서정민은 명은원 선생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의사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평가하고 인정하는 게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쉬이 판단하지 않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 도움을 받아서 신중하게 리서치한 끝에 교수 임용을 해서 사이다를 선사한 것 같다. 끝에 도달하는 과정이 정직하고 올바른 사람이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 않나”라고 서정민의 속내를 전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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