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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댕댕이도 으쓱이죠!”… SSG 랜더스 ‘도그데이’ 가보니

입력 : 2025-05-26 07:00:00 수정 : 2025-05-26 14: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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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프로스포츠 반려견 동반 관람 행사
지난 25일 SSG 랜더스 도그데이가 열린 랜더스필드에서 이은우-임조현 씨와 반려견 나리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도그데이를 맞아 반려견 나리와 랜더스필드를 찾은 반려가족. 박재림 기자

 

“평소엔 패밀리석에서 응원하는데 오늘은 우리 로이도 함께 왔어요!”

 

인천에 거주하는 신창식 씨 가족은 지역 프로야구팀 SSG 랜더스의 ‘으쓱이(구단 팬 애칭)’이다. 홈구장 랜더스필드에서 경기가 열리면 4인 가족이 같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석을 주로 찾는다. 지난 25일 KBO리그 LG 트윈스전은 ‘직관 멤버’가 늘었다. 랜더스 유니폼을 챙겨 입은 4살 강아지 로이였다.

 

SSG는 2022년부터 반려견 동반 관람 행사인 도그데이를 연 2회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를 정기적으로 여는 국내 프로 스포츠 구단은 SSG뿐이다. 스포츠를 즐기는 반려가족에겐 유일한 직관 기회인 셈. 전염병 예방접종 등 출입 기준만 맞추면 대형견도 입장 가능하다.

 

랜더스 도그데이를 맞이해 반려견 로이와 랜더스필드를 찾은 신창식 씨 가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도그데이를 찾은 랜더스 반려가족 팬들의 모습. 박재림 기자

 

이번 행사도 모집 사흘 만에 반려견 150마리와 보호자 300명이 일찍감치 모여 매진사례를 이뤘다. 이날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랜더스 필드의 외야 몰리스 그린존 입구로 반려가족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구단 모기업이 운영하는 반려동물용품숍(Molly’s)의 명칭을 딴 몰리스 그린존은 좌석 대신 잔디가 깔린 구역으로, 도그데이에는 반려견과 보호자만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랜더스 유니폼과 모자, 하네스, 리드줄, 머리띠 같은 구단 반려견 굿즈는 물론 자체 제작한 헬멧과 의류 등으로 멋을 낸 강아지들이 순서를 기다려 입장했다. 8살 골든리트리버 나리와 방문한 임조현 이은우 씨는 “오래 전부터 SSG를 응원했는데 강아지와 함께 경기장에 온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대형견도 차별 없이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응원하는 팀이 너무 뜻깊은 행사를 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참가자 중 일부는 경기 전 그라운드로 내려가 산책을 할 수 있는 기회(위풍댕댕 퍼레이드)도 주어졌다. 사전 신청한 강아지 20마리가 보호자와 함께 10분간 워닝트랙을 왕복으로 걸으며 기념사진도 찍었다. 반려견 드림이와 함께 발을 맞춘 14세 윤지환 군은 “선수들이 뛰는 공간을 들어오다니 너무 신기하다. 드림이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며 기뻐했다.

 

도그데이를 맞이해 랜더스필드 그라운드를 산책하는 반려가족들. 박재림 기자
도그데이의 위풍댕댕 퍼레이드에 참가한 반려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경기가 시작되자 팬들은 강아지를 안고 응원가에 맞춘 율동으로 축제를 즐겼다. 춤을 추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멍멍 짖는 강아지들의 모습에 주변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반려견이 모델인 구단 마스코트 랜디, 깜자가 몰리스 그린존을 방문하자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미니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강아지, 그늘막 아래서 잠든 강아지, 다른 강아지와 서로 코를 비비는 강아지 등 각자의 방식으로 도그데이를 만끽했다.

 

구단도 많은 준비를 했다. 이날 입장권과 포토카드 디자인을 소속 선수 조형우(두부)와 김민(제티)의 반려견으로 꾸몄다. 이닝 교대시간마다 반려동물 퀴즈 등 관련 이벤트가 펼쳐졌다. 키스타임 역시 도그데이 참가자들에게 기회를 줬다. 대형 전광판에 뜬 강아지와 보호자가 뽀뽀를 하는 모습에 일반 관중들도 큰 박수를 보냈다.

 

도그데이 키스타임에 랜더스필드 대형 전광판에 잡힌 반려가족이 뽀뽀를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랜더스필드 굿즈숍에 마련된 반려견 굿즈. 이날 도그데이를 맞이해 30% 할인가로 판매 중이었다. 박재림 기자.
도그데이를 찾은 반려견 보리. 이날 이벤트를 통해 조형우의 사인볼을 받은 보리 보호자는 "2010년부터 야구장을 다녔는데 그동안 이런 이벤트에 당첨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보리랑 같이 오니까 이렇게 행운이 찾아왔다"며 웃었다. 박재림 기자

 

또 경기장 내 굿즈숍와 지역 이마트 지점 4곳에서 랜더스 반려견 굿즈 30%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이날 후원사로 함께한 풀무원아미오는 도그데이 반려가족에 10만원 상당의 펫푸드와 용품을 선물하고, 몰리스 그린존에서 다양한 경품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날 도그데이는 SSG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 반려가족의 페스티벌이었다. 상대팀 LG트윈스는 물론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NC다이노스의 유니폼을 입은 강아지와 보호자가 보였다. 12년째 LG팬 홍나리 씨는 “7살 러프콜리 라온이와 함께 왔다. 도그데이의 상대팀이 된 덕분에 강아지와 처음 야구장에 와볼 수 있었다. 우리 LG도 이런 행사를 해서 라온이와 홈경기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랜더스 도그데이는 SSG를 응원하는 반려가족 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 반려가족 팬들을 위한 축제였다. 박재림 기자
도그데이를 즐기는 반려가족들. 박재림 기자

 

이날 랜더스필드는 전석(2만3000석) 매진이었다. 안전과 청결 문제 등을 고려해 반려견 동반 관중은 몰리스 그린존 외 구역으로는 넘어갈 수 없었다. 인근 3루 내야석의 비반려인 관중은 “구역 분리가 잘 되고 사고만 안 나면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반려인은 아니지만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간이 응급의료센터도 마련됐다. 윤기홍 인천SKY동물메디컬센터 야간응급과장은 “3년째 도그데이에 파견을 나왔는데 한 번도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그데이를 즐기는 반려가족들. 박재림 기자
도그데이를 즐기는 보리&솔이네 가족. 박재림 기자

 

박슬기 SSG 랜더스 매니저는 “반려견은 무더위에 취약하기 때문에 도그데이는 한여름을 피해 봄과 가을에 연다”며 “모기업과 구단이 상생하는 좋은 모델인 동시에 특별한 팬서비스로도 의미가 있다”고 자부했다.

 

도그데이를 즐기는 반려가족들. 박재림 기자

 

◆ 최고 펫프렌들리 구단 SSG, 반려인 선수도 많네!

 

매년 도그데이를 여는 SSG 랜더스는 KBO리그를 넘어 국내 프로 스포츠 전체에서 첫손에 꼽히는 펫프렌들리 구단이다. 마스코트 랜디는 국내 프로스포츠단 중 유일하게 개(카네코르소)를 모델 삼았으며, 2군 훈련장인 퓨처스필드에는 힐링코치 직책을 맡고 있는 풍산개 강비가 살고 있다.

 

반려인 선수도 유독 많다. 조형우와 김민 외에도 에이스 김광현은 빅&미니를 돌보고, 불펜 투수 서진용은 7년째 이월이과 함께한다. 이지영(코코), 김택형(콩이), 전의산(오일)도 강아지를 반려한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회장도 반려인으로 유명하다. 몰리스의 몰리가 정 회장의 반려견 이름이다.

 

랜더스 도그데이를 맞이해 로커룸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SSG 조형우와 반려견 두부. SSG 랜더스 제공
도그데이 티켓과 포토카드 디자인. 박재림 기자

 

올해 도그데이는 조형우의 반려견 두부가 동참했다. 이날 로커룸에서 기념사진도 찍은 조형우는 “반려인으로서 이런 행사가 너무 반갑다. 광주의 가족이 인천에 야구를 보러 오면, 혼자 있는 두부 때문에 식사도 함께 못하고 내려가야 했다”며 “이번에는 두부도 함께 와서 여유 있게 함께 경기를 봤다. 우리 팀만 있는 좋은 행사이자 문화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인천=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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