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을 만하면 스포츠 스타들에게 쏟아지는 악플, 구단도 선수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댓글 자체를 못 달도록 차단하거나 악플을 삭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선수들 역시 개인 SNS 댓글을 막고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교육도 진행한다. 선수들에게 공인으로서 SNS에서 지켜야 하는 원칙을 교육하거나 주기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응하지 마라”, “마인트컨트롤 하며 신경쓰지 마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물론 공식적으로 욕설이나 비방 같은 악플을 자제해달라는 입장문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 마저도 조심스럽다. 대응하면 악플이 더 늘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프로배구 A구단 관계자는 “선수 개인이 하는 SNS는 통제할 방법이 없다. 지난 시즌에는 감독님이 요청해서 구단 인스타그램 댓글을 아예 닫은 적이 있다. 한 경기 질 때마다 악의적인 의견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댓글을 닫고 나니 확실히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줄어든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예 구단에서 악플을 삭제하기도 한다. 프로축구 B구단 관계자는 “구단 공식 SNS에 달리는 악플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처음에 이용자가 악플을 달면 삭제한다. 만약 이용자가 또 악플을 달면 아이디를 차단한다. 차단한 뒤에는 이유까지 설명한다. 항의할 것을 대비해 악플을 모두 캡처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에서 나서기도 한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KPFA)는 지난해 4월 ‘악플 방지 전담센터’를 개설했다. 선수와 선수 가족에 대한 무분별한 악플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악성 게시물과 댓글 등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이메일로도 제보를 받는다. 변호사를 통해 고소·고발도 진행한다.
김훈기 KPFA 총장은 “선수들에 대한 경기력 외에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에 강력하게 대응하려고 센터를 만들었다”며 “다행히 개설 이후 직접 대응을 하자 악플이 많이 없어지기도 했다. 긍정적인 영향이 생겨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댓글이 클린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고소·고발까지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 김 사무총장은 “선수들도 가급적 조용하게 해결하길 원한다. 공인이기도 하고 선수들의 인권, 이미지 등을 다 고려해야 한다. 거의 사과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직접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악플이 쏟아지면 본인의 SNS 댓글을 차단하거나 아예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다. 또 여러 계정을 활용하기도 한다. 실제 개인 계정은 따로 둔 채 공식적으로 외부에 비치는 계정을 따로 관리하는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악플을 확인하기 위해) 댓글을 일일이 읽으면 나를 욕하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으로 힘들다. 완전한 감정 노동이다”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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