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이 악전고투다. 그러나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다.
무뎌진 마운드의 칼끝을 예리하게 벼리는 데 힘을 쏟는다. 에이스 곽빈이 복귀한 프로야구 두산이 그 다음 순번으로 베테랑 셋업맨과 외국인 투수의 콜업을 염두하고 있다.
두산은 4일 기준 60경기를 소화해 23승3무34패 승률 0.404로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앞서 6월을 수장의 공백으로 마주했다. 계속되는 성적 부진에 책임감을 느낀 이승엽 전 감독이 자진사퇴를 결정한 것. 이에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연패 속에도 젊은 선수들 위주로 적극 기용하며 새 판 꾸리기에 몰두한다. 4일 잠실 KIA전 내야 스타팅의 경우 1루수 김민혁도 신선한 축에 속한 가운데 2루수 김준상과 유격수 이선우, 3루수 박준순은 모두 신인이었다.


무엇보다 마운드서 하나둘 부상을 털고 돌아오는 선수들의 소식이 전해진다. 우완 선발투수 곽빈은 앞서 3일 시즌 첫 등판을 치렀다. 홈 잠실 만원관중 앞 KIA전 3이닝 1피안타 3실점, 직구는 최고 시속 153㎞까지 찍었다.
사사구가 5개나 나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3회부터는 본연의 피칭을 되찾으며 가능성을 남겼다. 조 대행도 이 점을 주목한 뒤 “3회에는 곽빈다운 피칭을 보여줬다”며 “마운드를 내려올 때 모습은 처음보다 훨씬 나아졌다.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 당분간 투구 수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복귀 시계는 이제 불펜으로 향한다. 개막 직전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던 필승조 홍건희가 가장 먼저 호출을 앞두고 있다. 최근 퓨처스리그(2군)에서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3일과 4일 연투를 소화하는 등 4경기 4이닝 동안 실점 없이 무사사구 3탈삼진으로 안정감을 입증했다. “어제, 오늘까지 좋았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조 대행은 “큰 변수가 없다면 현재로선 주말쯤 복귀시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홈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주말 3연전(6~8일) 콜업이 유력하다.
외국인 투수 콜 어빈도 복귀 채비에 한창이다. 제구력 난조로 지난달 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그는 4일 잠실구장에서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3이닝 50구를 던졌고, 사전 불펜 피칭까지 합쳐 총 70구를 소화했다. 직구의 경우 최고 구속 149㎞다.


김지용 투수코치는 “나쁘지 않고 안정감 있는 투구였다. 스트라이크 비율 향상을 위해 꾸준히 교정 중이고, 오늘도 그 일환이었다. 본인도 전반적으로 만족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조 대행은 “스트라이크 비율이 조금 좋아진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운드 위 감정표현이 잦은 편인 어빈에게 뼈 있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어빈과 대화를 나누면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너무 진지하게만 던지지 말고, 좀 더 웃으면서 편하게 던지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어빈의 복귀전은 오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전이 될 전망이다. 정상 일정이라면 화요일과 일요일에 던지는, 이른바 ‘주 2회 등판’이다.
한편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1군 말소 후 퓨처스팀에 합류한 베테랑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내야수 양석환, 강승호, 외야수 조수행 등은 현재 2군에서 반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타격감을 회복 후 1군에 돌아와 힘을 보태야 할 자원들임은 틀림 없다.
이를 두고 고개를 끄덕인 조 대행은 “자신의 역할에 맞는 그 모습을 보이는지가 내겐 제일 중요하다”면서 “베테랑이면 후배들을 챙기면서 본인 역할도 해야 되고, 그리고 젊은 선수들이면 지금 이 시기에 정말 내가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 나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임시 수장과 함께 숨 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산이다. 에이스가 돌아왔고, 지원군들이 차례로 대기표를 뽑고 있다. 곰 군단이 반전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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