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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품은 OTT③] 스포츠와 자연스레 멀어지는 고령층… 직관도, 집관도 가시밭길

입력 : 2025-06-20 08:00:00 수정 : 2025-06-20 09: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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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내가 소싯적에 공을 좀 찼거든. 요즘 중학생 손자 녀석이랑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 경기 보는게 낙이야. 근데 손자가 없으면 혼자서는 볼 수가 없어. 휴대폰으로도 볼 수 있다는데, 나 같은 할아버지는 언감생심이라고 봐야지.”

 

서울에 사는 60대 후반의 최성호 씨는 젊었을 때부터 유럽 축구 팬이다. 지금도 중계 방송을 찾아 보다보니 축구를 좋아하는 손자와의 대화도 가능할 정도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주요 매치를 보기가 힘들어졌다. 바로 유료화 전환 때문이다.

 

스포츠 중계가 OTT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점차 확대되면서 고령층은 더욱 고립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문해력)’가 떨어지는 고령층은 여가 생활로 스포츠를 즐기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최근 고령층의 스포츠 관람과 관련해 접근성 이슈가 대두된 바 있다. 현장 티켓 구매가 사라지고 인터넷 예매, 특히 모바일을 통한 예매가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 사용이 서툰 고령층은 예매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KBO리그의 경우 매경기 매진 사례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얻자, 소위 ‘광클’까지 해야하는데 고령층 입장에서는 언감생심이다.

 

시청에도 제동이 걸렸다. 원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돈을 더 내야 한다. 그 전에 휴대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모바일 뱅킹도 시작해야 한다.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해 결제하기까지 과정을 옆에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사실상 접근 자체도 불가능할 정도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전체 카드 소비 소비층의 상위 20%는 OTT 유료 서비스 이용 건수가 2년 전보다 9%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60세 이상 고령층의 이용 건수는 11% 줄었다. 과정의 복잡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포기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쿠팡플레이를 예로 들면, 모바일 쇼핑이 메인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가입되는 구독자가 많았다. 이에 고령층의 비율도 높았다”면서도 “스포츠 중계의 경우 유료화로 전환됐는데, 고령층 구독자들이 이를 따라갈지 모르겠다. 유료화 정책이 좋을 리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스포츠 중계에 장벽이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스포츠 스트리밍 유료화와 시민 시청권 관련 인식’에 따르면 50~60대의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경험은 젊은 세대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50대는 50.5%였고 60대 이상은 35%에 불과했다. 반면 30대는 90%에 이르렀고 20대는 84.3%로 대조적이었다. 60대는 스포츠 스트리밍 유료화에 대한 인식도 가장 부정적이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16.9%에 불과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고령층은 일단 경제적인 측면도 있지만 기술 발전 단계를 바로 쫓아가지 못해서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며 “경제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OTT에) 익숙지 않고 단계가 복잡해서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요즘에는 80대 초반 분들도 일상 활동에 지장이 없는데 배려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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