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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아빠’ 고종욱의 뜨거운 눈물 “몸 안 좋았던 아내에게 해준 게 없어… 많이 사랑한다고 전하고파”

입력 : 2025-06-29 21:23:26 수정 : 2025-06-29 21: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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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고종욱이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고종욱(KIA)의 날이었다.

 

고종욱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맞대결에 리드오프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 등 맹활약을 남기며 팀의 12-2 대승을 견인했다.

 

3안타 경기는 올 시즌 처음이자, 2023년 10월4일 KT전 이후 634일 만이다. 콘택트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의 이유를 여실히 증명한 한판이었다. 시즌 타율은 0.375(24타수 9안타)까지 올라갔다.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다른 동료들이 LG 선발 요니 치리노스에게 출루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을 때, 홀로 2타석 만에 2안타를 뽑아냈다. 다만, 모두 득점과 연을 맺지 못했다는 게 유일한 흠이었다.

 

6회초에는 그 아쉬움마저 털어냈다. 0-1로 팀이 뒤지던 상황, 박민이 안타를 치고 나간 무사 1루에서 고종욱이 3번째 타석을 맞았다. 여지 없었다. 이번에도 치리노스를 완벽하게 공략한 그의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는 동점 2루타로 연결됐다. 제대로 물꼬가 트인 KIA는 그 이닝에만 총 6점을 쏟아내며 사실상 승리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경기를 마친 고종욱은 “감독님이 이렇게 기회를 주시는 것에 항상 감사하다. 감독님께서 내가 매번 한 타석만 나가니까 언제 밥값할 거냐고 농담을 하신다. 오늘은 조금 밥값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어 “홍세완 코치님, 손승락 수석코치님들께서도 자신감을 계속 불어넣어주셨다. 최근 일주일 동안 감이 좋아서 이날 1번 나갈 때도 부담이 없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남다른 자신감도 함께 자랑했다.

 

힘든 시기를 거치고 찾아온 오름세라 더욱 반갑다. 그는 “올해 스타트도 2군에서 했고 시범 경기도 나가지 못했다. 많이 내려놨었다. 기회가 많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갈 때 가더라도, 2군에서 마지막 준비를 잘해서 좋은 이미지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힘겨웠던 고민의 시기를 돌아봤다. 끝없는 고민 속에서도 착실하게 쌓아올린 준비가 이렇게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감정은 더 북받쳐 오른다. 그가 곧 태어날 아이의 아버지가 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 중인 아내의 뱃속에는 ‘겨울이’라는 태명의 딸이 자라고 있고, 출산 예정일은 오는 12월이다. 게다가 한 번의 시련이 그와 그의 아내를 가로막은 일까지 있었다. 이날 수훈선수 인터뷰를 할 때부터 눈물이 그의 눈앞을 계속해서 가렸던 이유다.

 

고종욱은 격앙된 슬픔 속에서 “사실 작년에 와이프 몸이 좀 안 좋았다. 유산도 있었다. 그때 제가 해준 게 없었다”고 울먹거리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이어 “이제는 다행히 (아내) 몸이 좋아졌다. 지난 번에 홈 보살 하고 방송 인터뷰를 했는데, 그때 (겨울이) 언급을 못했다. 와이프한테 또 잘해가지고 인터뷰 꼭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렇게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아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그는 “지난해도, 올해도 제가 해준 게 없다. 아직 좋은 아빠가 되려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12월에 건강하게 딸이랑 같이 봤으면 좋겠다. 오늘 밤에 얼굴을 볼 텐데, 많이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는 진솔한 한마디를 건넸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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