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급작스러운 경영권 변동으로 한차례 소란을 겪은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업계에서는 적자가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리조트를 찾는 고객 분위기도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2개월 뒤인 지난 26일 찾은 현장은 여전히 북적였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젊은 층, 지역민들 등이 활기를 더했다.
아이와 함께 찾았다는 한 가족은 지난달 재개장한 다목적 실내 워터파크 스플래시 베이를 향하고 있었다. 또 다른 젊은 여성들은 지나 주말 동안 인스파이어 야외 행사장에서 열린 ‘2025 EDC 코리아’를 즐기기 위해 리조트를 찾았다. 30대 커플은 소문의 ‘마이클 조던 레스토랑’을 찾기 위한 미식 데이트로 인스파이어를 택했다.
이날 택시를 이용해 인스파이어를 찾았다. 인스파이어 적자 사태 이후 고객이 줄었느냐는 질문에 이곳 지역 택시 기사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오히려 아레나 콘서트가 있을 때에는 대목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다. ‘카지노 호핑’에 나서는 외국인 고객들 덕분에 수입이 쏠쏠하다고도 했다. 가령 인스파이어에서 파라다이스시티로 갔다가, 서울의 세븐럭 카지노까지도 가는 식이다. 지역에서는 인스파이어의 존재가 여러 모로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위기의 인스파이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리조트 측은 급변하는 외부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아시아 대표 복합 리조트를 향해 달려간다는 입장이다.

인스파이어는 2024년 초 그랜드 오픈 이후 이제 막 첫 해를 채워가는 단계다. 초대형 복합 리조트라는 특성상 선정부터 개발까지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됐고, 아직도 개발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리조트 사업은 수년간의 투자 회수 기간을 거친 뒤에야 안정적인 흑자 구조에 접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스파이어는 2025년 2월 말 기준 누적 방문객 520만 명을 기록,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인스파이어는 어떤 전략으로 아시아 대표 복합 리조트로 이어간다는 목표일까. 이곳 관계자는 단순 카지노 중심이 아닌 ‘논게이밍(Non-Gaming) 분야’ 매출을 절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시설이 인스파이어 아레나다. 작년 한 해 동안만 36가지 콘텐츠로 69회에 걸쳐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올해도 45가지 이상의 콘텐츠와 85회 이상의 행사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대에서는 K팝 스타를 필두로 해외 인기 스타들을 만나는 자리가 됐다. 인기 J팝 가수들이 이곳을 택했다. 작년 요아소비가 다시 한국을 찾았을 때에도, 지난달 요네즈 켄시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택했다.
이는 ‘국내 첫 아레나’라는 상징성이 큰 몫을 한다.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 공연장인 이곳에서는 최대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2023년 12월 열린 대중음악 시상식 '멜론뮤직어워드(MMA) 2023'으로 첫선을 보였다.
개관 첫해였던 지난해 모두 36개 행사를 개최하고 관객 약 52만명을 동원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이 위치한 지리적 특성 덕에 외국인 관객이 31만여명으로 전체 관객의 약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티켓 판매액은 400억 규모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측은 올해 45개 행사를 통해 관객 70만명을 동원하고, 티켓 판매액 6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연간 가동률을 높이고 더 많은 행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특히 풋살, 테니스 등 실내 스포츠 행사도 늘릴 계획이다.
아레나뿐 아니라 리조트 안팎에서는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공연을 보고 나서 실내에서 숙박, 미식, 쇼핑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새로운 문화 경험을 만들어냈다.

최근에는 ‘피크닉 성지’로도 부상 중이다. 리조트 서편에는 최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너른 잔디 광장 ‘디스커버리 파크’가 있다. 저녁에는 뮤직 페스티벌로 후끈 달아오른다면, 낮에는 먹거리와 함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프렌치 스타일의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브라세리 1783(Brasserie 1783)’은 피크닉 전, 간편하게 음식을 준비하기 좋은 테이크아웃 전용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K-푸드 캐주얼 다이닝 ‘하이파이 치킨 앤 비어’도 ‘하이파이 피크닉 세트’로 피크닉 감성을 더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이를 토대로 ‘원스톱 데스티네이션’을 향해 진화하겠다는 포부다. 리조트 관계자는 “패밀리와 젊은 층을 겨냥한 새로운 시설이 추가됐고, 앞으로 메디컬 클리닉까지 마련해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원스톱 데스티네이션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베인캐피탈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사와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1A 단계의 성공적 안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복합 리조트로 도약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리조트 측은 “이제 막 첫 발을 뗀 리조트를 하루아침에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앞으로가 진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영종도=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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