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산업에는 수많은 혁신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아직 더 많은 혁신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트립닷컴 그룹은 관광 혁신 기금을 조성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입니다.”(제임슨 량 트릿닷컴 창립자, 회장)
올해는 ‘혁신’과 ‘지속가능성’이다. 매년 여행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트립닷컴그룹이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인비전 2025 글로벌 콘퍼런스’(Envision 2025 Global Conference)’를 열고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행사는 올해로 3회째다. 74개국에서 3000여 명이 참석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상하이에서 여행의 미래전략을 공유한 뒤, 오는 29일까지 청두에서 트립닷컴이 그리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경험한다.

◆트립닷컴 창립자가 꼽은 ‘혁신 여행지’는?
제임스 량 회장은 이날 “여행과 혁신은 인류의 핵심 활동”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특히 여행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는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효율성, 지속가능성을 위한 혁신뿐 아니라 최근에는 ‘독특한 경험을 위한 혁신’이 중요한 맥락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량 회장은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와 애프터라이프 쇼를 ‘기술 기반의 경험 혁신’으로 꼽았다. 트립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공연장 인근 호텔의 예약량은 10배 증가했다.
세계 최대 고고학 박물관에 5억 달러를 투자한 이집트 카이로는 ‘문화 기반 혁신’ 사례로 소개했다. 기자 피라미드와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독특한 건축 디자인의 박물관은 고대 유산과 현대 기술 사이의 시각적 대화를 만들어낸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카이로 관련 예약은 125% 증가했다.
중국 쓰촨성 쯔궁 등불 축제의 경우 예술 기반 혁신 사례로 이야기했다. 작년에는 명절 시즌 4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작은 도시에 유치하는 결과를 낳았다. 관련 웹 페이지 트래픽은 전년 대비 300% 증가했다.
콘텐츠 기반 혁신을 위해 트립닷컴 뮤직 어워드를 개최했다고도 설명했다. 량 회장은 “지역 문화에 맞는 최고의 사운드트랙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행사를 열었다”며 “1만 명이 넘는 뮤지션들이 각 도시의 문화, 경관, 음식과 연관된 곡들을 출품했다”고 말했다.

◆1억달러 ‘여행 혁신 펀드’ 출범… “숨은 영웅에 투자”
트립닷컴 그룹은 끊임없는 혁신을 위해 실질적인 투자에도 나선다. 올해 약 1억 달러(한화 약 1350억 원) 규모의 ‘여행 혁신 펀드(Travel Innovation Fund)’를 공식 출범하고, 여행 산업을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선다는 포부다.
해당 펀드는 트립닷컴 그룹이 여행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새로운 여행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우선 목적지 경험 혁신 부문에서는 디지털 축제, 다이닝 경험과 몰입형 이벤트 등 새로운 형태의 여행 콘텐츠를 개발해 덜 알려진 목적지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문화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량 회장은 ‘관광 혁신상(Tourism Innovation Awards)’도 신설한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성, 기술, 문화유산, 자연 경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개인과 조직에 총 약 140만 달러 상당(약 16억 원)의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제임스 량 회장은 “혁신가들을 기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들의 혁신이 전체 경제에 이바지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누가 그런 변화를 만들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숨은 영웅들은 반드시 인정받아야 하며, 그들이 정당한 재정적 보상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보니 성공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속가능 여행에 공감… 해리 왕자 깜짝 등장
이날 행사에는 지속가능한 여행 연합 트래벌리스트(Travalyst)를 설립한 영국 해리 왕자(Prince Harry, The Duke of Sussex)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여행 업계의 책임과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에 나섰다.
해리 왕자는 “지역사회와 환경을 존중하는 여행이 미래 관광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광은 환경적‧문화적 강점을 이끄는 원천이 될 수 있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지속가능 관광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트립닷컴 그룹이 지속가능성 정보 제공, 탄소 상쇄 옵션, 친환경 인증 호텔 확대 등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작년 한 해 14억 명의 국제 관광객이 여행했다”며 “여행자 수가 증가하며 전 세계 지역사회와 생태계를 번영시키는 공동의 잠재력도 커지고 있다”며 “이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여행자들이 보다 나은, 의미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갖추고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주 4일 근무 시대, 남는 시간엔 여행”… ‘3E 여행전략’으로 성장
트립닷컴은 여행 산업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3E 전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날 제인 순 트립닷컴 그룹 CEO는 플랫폼과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이 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3E전략은 ▲이벤트 기반 여행(Event+Travel) ▲은퇴세대 대상 여행(Elderly) ▲신흥시장 확장(Emerging Markets) 등을 골자로 한다. 순 CEO는 “요즘에는 콘서트, 스포츠 행사 등에 맞춘 여행이 증가세”라며 “경제력과 여유가 있는 은퇴자가 여행을 고려하고 있으며, 북유럽·남아공·튀니지 등 신흥 시장이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주 3~4일 근무로도 같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남는 시간에 인간이 선택할 최고의 활동은 ‘여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 CEO에 따르면 국제 여행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 기술, 지역 투자로 세계 여행 산업은 GDP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여행 산업은 전 세계 GDP의 10%, 고용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제인 순 CEO는 “트립닷컴의 고객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4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AI 에이전트 트립지니를 도입해 여행 전 여정 추천부터, 외국어 메뉴 번역, 다국어 실시간 소통까지 고객의 여행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16개 글로벌 고객 센터를 구축하고, 고객은 30초 이내에 (고객센터와) 연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속담에 ‘만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만 리를 여행하는 게 낫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는 전 세계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파트너들과 함께 노력해왔다. 트립닷컴은 인류의 미래를 이끄는 여행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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