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PS). 부동의 4선발은 단기전에서 더 무섭겠죠.’
단단하면서도, 치밀하다. 무려 40년 만의 대기록을 작성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무더운 여름 속 프로야구를 지배하는 한화의 비상은 마운드를 동력 삼아 계속된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독수리 군단이 KBO리그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22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정규리그 원정경기를 2-1로 이겨 10연승 고지를 밟았다. 벌써 두 번째다. 앞서 4월26일 대전 KT전부터 시작해 5월11일 고척 키움전까지 12경기째 연승을 내달린 바 있다.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단일 시즌 두 차례 이상 10연승을 달성한 팀은 1985년 삼성 이후 처음이다. 그해 삼성은 전·후기 1위를 석권, 통합 우승 왕좌에 올랐다. 가을야구를 넘어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꾸는 한화에도 의미가 깊은 발자국이다.
이 기세의 중심에는 의심할 여지 없이 마운드가 우뚝 서 있다. 22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 3.35(811⅓이닝 302자책점)를 마크, 해당 부문 리그 1위다.
이 가운데 선발진은 단연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에이스인 코디 폰세는 19경기서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5(121⅔이닝 25자책점) 등 괴물 같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평균자책점과 승리, 탈삼진(169개)까지 투수 3관왕에 도전하는 중이다.
라이언 와이스(10승3패·3.40)와 문동주(8승3패·3.46), 류현진(6승4패·3.07) 역시 3점대 초반 평균자책점을 자랑하고 있다. 이 흐름이라면 선발투수 4명 10승도 가능하다. 이 역시 구단 33년 만의 기록이 될 수 있다. 1992년 송진우(19승), 장정순, 정민철(이상 14승), 이상군(10승) 등 4명의 선발투수가 10승을 거뒀다.
불펜진 역시 뜨겁다. 박상원(2.89)과 한승혁(2.25·이상 12홀드)를 중심으로 김범수(1.50), 조동욱(3.00), 김종수(3.60), 정우주(4.62) 등이 버티고 있다. 후반기 들어 왼손 영건 황준서와 배턴 터치한 엄상백(1승6패·6.33)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여기에 확실한 클로저 김서현(1.69·23세이브)까지 굳건히 지키고 있어 기승전결이 확실하다.
투수진의 안정감은 접전 상황에서 더 큰 빛을 발한다. 타선의 득점지원이 빼어난 편은 아니다. 9이닝당 평균(7.8점)으로 따지면 10개 구단 중 6위다. 그럼에도 한화는 올 시즌 역전승(30회)이 가장 많고, 역전패(14회)가 가장 적다.
‘지키는 야구’는 으뜸이라는 뜻이다. 선취 득점시 승률은 7할(31승11패·0.738)이 넘어간다. 1점 차 접전에서는 18승10패(승률 0.643)다. 6월 이후 7회까지 리드한 경기 17차례에서 16승1무를 기록했을 정도다.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막강한 투수진 덕분에 다가올 포스트시즌(PS) 준비도 순조롭다. 단기전은 실점 최소화가 관건이다. 선발 투수가 초반 분위기를 제어하고, 이후 지키는 야구를 해야한다. 당연한 소리지만, 필승 공식이기도 하다.
한화는 이제 그런 팀이 됐다. 초반 흐름을 쥐면 끌고 갈 줄 알고, 접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누구를 먼저 내세워도 밀리지 않을 선발진이 있고, 이중삼중으로 걸어 잠글 뒷문도 준비돼 있다. 벌써부터 가을을 향한 기대감이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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