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1강의 화려한 귀환’, 바로 2025시즌 더블(2개의 우승컵)을 기록한 전북 현대를 표현하는 말이다.
지난 시즌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전북은 올 시즌 K리그1에 이어 코리아컵까지 정상에 올랐다. 4년 만에 K리그1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통산 10번째 우승의 기념비를 세운데 이어 2020년에 이어 5년 만에 더블을 기록했다.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지난 8일 공식 사임하며 내년에 동행은 못하게 됐지만 그가 남긴 리더십은 대단했다.
◆리더의 존재감
구단의 성적, 결국 팀을 이끄는 리더들의 행보가 결정한다. 정의선 전북 현대 구단주(현대차그룹 회장)는 지속 가능한 혁신과 미래 지향 경영에 강점이 있는 리더로 평가받는다. 기업을 이끌며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혁신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을 그룹 문화로 삼고 있다. 실패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는 ‘시도하지 않는 것’을 더 경계한다.
정 구단주의 이 같은 기조를 이도현 전북 단장이 실행에 옮겼다. 바로 거스 포옛 감독 영입이다. 위기의 전북을 살리기 위해 소방수로 나선 이 단장은 “전북이 단순히 성적만 내는 구단이 아니라, 체계 있고 건강한 운영으로 팬·사회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리딩클럽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변화와 혁신에 나섰다.
적임자가 바로 포옛 감독이었다. 잉글랜드,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등 다양한 유럽 클럽과 국가대표팀(그리스)을 지휘한 다양한 경험과 소통 능력이 명가 재건을 위한 전북에 절실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처럼 변화를 위한 명확한 비전이 담긴 영입전, 정 회장은 기꺼이 재가를 해준 것이다.
◆소통(疏通)에서 시작해 (운수)대통으로 끝났다
포옛 감독은 끊임없는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나갔다. “처음으로 초점을 맞출 부분은 서로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대화를 중요하게 여겼다. 홍정호는 “좋은 결과가 나오니 신뢰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기부여도 중요했다. 패배 의식을 걷어내고 승리에 대한 열망을 심었다. 특히 코리아컵을 앞두고 선수단에게 승강 PO시절부터 올해 리그 우승까지 여정을 담은 영상을 보여줬다. 박진섭은 “마음을 건드렸다. 덕분에 (코리아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포옛 감독의 철저한 관리 속에 만년 유망주에 머물던 전진우는 득점왕 경쟁을 펼쳤다. 프로 4년 차 강상윤은 대표팀도 주목하는 유망주로 거듭났다.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전북은 베스트11에 최다인 6명을 배출했다.
◆캡틴의 헌신
주장 박진섭은 강등 위기에 내몰렸던 팀을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며 팀의 수비를 든든하게 맡았다. 9번의 라운드 베스트11에 오른 것도 이를 방증한다.
선수들과 따로 식사를 하거나 커피 한잔을 하면서 얘기를 귀담아들었다.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향해서는 고맙다는 메시지도 계속해서 보냈다. 먼저 모범을 보이면서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했다. 포옛 감독은 “주장으로 주전으로 뛰면서 선수들과 많이 대화하는 선수를 원했다. 박진섭은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박진섭 같은 리더는 전 세계 축구팀을 통틀어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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