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한 노년기의 의미가 삶의 질 완성으로 귀결되고 있는 추세다. 고령층의 삶의 질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수면 건강이다. 특히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많은 고령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수면장애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를 가벼운 잠버릇으로 여기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수면은 인간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리적 활동이다. 특히 하루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적인 시간이다. 하지만 노화와 함께 수면의 질이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될 경우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단절될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코골이는 수면 중 좁아진 기도 사이로 공기가 지나가며 발생하는 증상이다. 상기도의 탄력이 떨어지고 조직이 처지면서 코골이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기도 근육의 탄력이 약해지는데 여성의 경우 폐경 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상기도가 더 쉽게 좁아진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로 인해 수면 중 호흡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 나아가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방해한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수면 중 반복되는 무호흡 상태가 혈중 산소 농도를 떨어뜨려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치매 등 심각한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자는 이러한 질환에 대한 취약성이 높다.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많은 중장년층이 코골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심지어 수면무호흡증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다. 그 결과 만성적인 피로, 우울감, 무기력 등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다행히 수면무호흡증은 조기 발견 시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다. 수술 없이 양압기 치료만으로도 상당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기도 확장수술 등의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수면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고 증상이 가볍더라도 결코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숨수면클리닉 이종우 원장은 “고령층 수면의 질은 전반적인 신체 기능 및 정신 건강과 직결되는데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될 경우 자가 판단보다는 수면다원검사 등 정밀 진단을 통해 호흡장애지수 수치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RDI 수치가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나뉘는 만큼 정확한 수치 파악이 치료 방향 설정의 첫걸음"이라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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